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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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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단상

3월은 전국 어느 수련 병원이나 어수선한 계절이다. 얼마 전까지 국시 책만 보던 학생들이 신입 인턴으로 들어와 환자들을 대하고, 또 얼마 전까지 인턴이었던 선생님들이 각 전문과의 1년차로서 역할을 시작하다보면 병원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3월의 흔한 풍경이다.

3월은 뜨거운 계절이기도 하다. 각 분야의 전문가로 다듬어져 가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국과 병동에서 진지한 대화들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시기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의사가 되어야 좋은가. 어떻게 환자를 돌보는 것이 최선인가. 서로에게, 또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반복하며 우리는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 가기를 원한다.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자이자 인간을 이롭게 하려는 휴머니스트가 되기 위해, 또 지식을 축적한 전문기술자이자 의료인의 양심을 실현하려는 실천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전공의 수련을 처음 시작하고 있는 모든 동료들에게 독려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에게 높은 이상을 바라보고 실천할 시간과 여력이 허락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그런 근본적인 고민들이 덧없고 허황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소한의 지식을 습득하고 맡겨진 업무를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요령, 그 이상의 가치들에 시선을 돌릴 기회가 전공의 수련에서 허락되고 있긴 하는가. 많은 전공의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전문가로서의 이상이 아니라 제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필요한 만큼 잠을 잘 수 있는 생명체로서의 기본적인 욕구의 해결이지 않은가.

아직 수련을 받고 있는 의사들의 과중한 노동에 의존하는 의료의 생산 방식이 최선의 것 일리는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현실 안에서 실현해낼 수 있는 최선을 이뤄내기 위해 전국 1만 7천 전공의들은 밤의 어둠을 낯보다 환하게 밝힌다. 장작처럼 스스로를 불태우는 전공의들의 열정을 동력 삼아 한국의 의료체계는 작동하고 있다.

어떤 의료가 좋은 의료인가. 전공의들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만 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던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병원 경영이 어려워 추가 인력은 어려우니 무리가 되어도 전공의들 선에서 당직을 늘리라는 경영진에게 묻고,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의료제도를 왜곡시키겠다고 하는 정부에게 묻는다. 전공의들을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로 성장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료계를 향해 묻고, 지금의 의료환경이 과연 의료인의 양심을 지켜낼 수 있는 환경인지 사회를 향해 묻는다.

3월에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새로 뽑는 선거가 있다. 전공의들은 회장 후보들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요구할 것이다. 의료계에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낼 것인가.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계를 구원해줄 영웅적인 인물이 아니라 변화를 열망하는 젊은 의사들의 다양한 참여와 단결된 요구일지 모른다. 새로운 3월, 첫발을 디딘 때묻지 않은 신입 전공의들에게 우리는 어떤 길을 만들어 줄 것인가.          


18기 대한전공의협의회 복지부회장 이승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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