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소리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달려있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달려있다.

 

2010년 봄 어느 늦은밤, 모 대학병원에서 혈관에 주입되어야 할 항암제가 척수강으로 주입되어야 하는 항암제와 뒤바뀌어 들어가는바람에 한 아이가 생명을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신문과 사회고발 TV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되었고 아이의 이름을 따서 '종현이법'이라고 불리는 환자안전법 제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환자안전법은 2014.12.29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작 종현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원인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종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전공의의 피로였는데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빠져있었던 것이다.

 

의사의 장기간 근무시간과 수면박탈이 의료사고와 중요한 상관관계를보이고, 전공의의 과도한 근무가 의료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고 다수의 연구를 통해 사실로 입증되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전공의 피로에 의한 의료사고를 예방하고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장치들을 만들어놓았다. 전공의 과도한 근무시간을 제한하고, 이를철저히 감독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련병원이 적정한 진료환경과 수련환경을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는지를 조사, 평가, 감독하는 기관이있다. 병원신임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미국, 캐나다, EU유럽국가 등 대다수 나라들이 독립적인 수련평가 및 병원신임기구를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보건복지부가 병원신임센터를 병원협회에 위임하고 있다. 고양이에게생선을 맡기는 격이고 감사를 받아야 하는 피감자에게 감사를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반면 중국에서는지난 2013년 전공의 교육을 위한 정부부처 합동회의에서 "의대졸업 후 3년간 전공의 급여를 국가에서 제공한다"는결정을 내렸다. 그 회의를 참관한 의학교육평가원 안덕선 원장은 그러한 결정의 배경에 "전공의 교육을 병원에 맡겨 놓으면 병원으로서는 기관 생존형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이 등한시될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중국의의료가 확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서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우려를 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병원신임센터의 운영실태는 어떨까. 지난 2012년 강원도 춘천성심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뽑기위해 교수(지도전문의) 숫자를 허위로 부풀려 보고했다가 보건복지부로부터인턴과 전공의 1년차 수련 배정 인원을 전면 취소하는 페널티를 받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영상의학 전공의는 지도전문의 숫자에서 3명을 뺀 숫자만큼 선발할수 있는데, 당시 춘천성심병원은 영상의학과 지도전문의 숫자가 3명에불과하여 전공의를 선발할 수 없자 지도전문의 숫자를 6명으로 허위로 조작함으로써 연차별로 3명의 전공의를 선발해오다가 적발된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이 병원은또한 비뇨기과 이동수련 명령 이행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병원의 부정이 드러났으니 언뜻 보면병원신임센터에서 제대로 일을 한 듯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와 달리 매우 심각한상황임을 알 수 있다. 춘천성심병원측의 서류조작은 병원신임평가센터에서 적발한 것이 아니라 부실한 교육에문제를 느낀 내부 신고자에 의해 밝혀진 것이고 병원신임센터와 보건복지부는 어쩔 수 없이 조사에 나선 것이었다. 더욱심각한 것은 바로 그 춘천성심병원의 의료원장이 병원신임센터의 수련평가위원장직과 병원평가위원장직을 모두 겸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평가를 하는 이가 부정을 저지르고, 부정을 저지르는 이가 평가를하는 구조가 현재 병원을 평가하고 병원의 수련제도를 평가하는 병원신임평가센터의 현주소인데 보건복지부는 이를 바꾸지 않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공의특별법의골자는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전공의 근무환경개선과 전공의 수련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독립적 평가기구의 마련 두 가지다. 이 법안에 대해 의사협회와 다수의 시민단체들이 찬성하고 있는 반면, 병원협회에서는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김용익 의원을 찾아가"전공의 교육의 근로조건에 대해 별도의 법률로 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항의했고 "독립적인 수련환경평가기구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50년간 수련업무를 수행해 온 병협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어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선진외국들은 전공의 교육의 근로조건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고, 독립적인 수련환경평가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병원협회장의 주장은지극히 상식에 어긋난 것일 뿐더러 설득력도 없다. 더욱이 허위보고와 문서조작 문제를 일으킨 춘천성심병원의의료원장이 지금도 병원평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병원협회가 거듭나기 어려운 자가당착과 모순적 주장을 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을 보자. 정부는의료의 질향상을 위한 투자는 외면한 채 싸구려 의료를 강요하고 있다. 병원을 경영하는 경영자들로 구성된병원협회는 근본적인 문제개선은 외면한 채 현실적인 경영상의 이유만을 내세우면서 편법을 고집하고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수백조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 대대적인 의료개혁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저마다의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심지어 미국은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받는 불과 수년의 시간동안에도 의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교육과 의료현장의 시간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의과대학에 펀드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공의 특별법은 단순히 전공의를 위한 법이 아니다. 환자들의 안전을위한 법이고, 의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며 대한민국의 의료수준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전공의 특별법의 통과 여부는 왜곡된 의료제도 아래 편법을 지속할 것인가, 원칙을회복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달린 문제다. 그것이 이 법의 조속한 통과에 대한민국 의료의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달려있다.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21
no.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공지

2019년도 수련병원(기관)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 c

대전협65322018년 11월 21일
공지

2018 수련규칙 표준안 c

대전협374882018년 7월 11일
공지

전공의 법 Q&A 王 정리 (업데이트 2018.12.09.) c

대전협815742017년 12월 29일
공지

PA 도입을 주장하시는 일부 병원경영자분들께

대전협27512017년 6월 23일
21

PA 도입을 주장하시는 일부 병원경영자분들께 image

대전협27512017년 6월 23일
20

전공의특별법 시행과 정착방안- 전공의 입장 image

대전협25552017년 1월 31일
19

'신해철 법'과 전공의의 미래

대전협25432016년 12월 11일
18

1월 30일 대한의사협회 궐기대회 대전협 연대사

대전협25652016년 2월 15일
17

루이스 세브란스 씨와 전공의 시급 image

대전협29822015년 11월 20일
16

대한전공의협의회 임무를 마치면서, 김이준 전 대전협 정책부회장

대전협29742015년 10월 1일
15

근로기준법과 전공의 특별법, 現 전국의사총연합 운영위원 이건홍 image

대전협35822015년 7월 15일
14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달려있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 image

대전협30462015년 6월 8일
13

수련 평가기구 독립에 대한 담론, 전 대전협 사무총장 김주경 image

대전협34172015년 5월 2일
12

남궁인의 시청타촉 - 논리와 비논리

대전협41502015년 5월 2일
11

남궁인의 시청타촉 - "운수 좋은 날"

대전협39782015년 5월 2일
10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십니까?, 정재오 전공의

대전협32132015년 5월 2일
9

비인과지만 나는 한다! , 오정훈 전공의

대전협38972015년 5월 2일
8

남궁인의 시청타촉 - "타인을 이해하기 위하여"

대전협38942015년 5월 2일
7

신상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야 할까?, 정재오 전공의

대전협32262015년 5월 2일
6

남궁인의 시청타촉 - 한 보호자의 태평천하

대전협36462015년 5월 2일
5

남궁인의 시청타촉 - 전공의 P씨의 일일 [1]

대전협48762015년 5월 1일
4

누가 원격 의료를 필요로 하는가?, 정재오 전공의

대전협35372015년 5월 1일
3

응급실, 홍석인 전공의

대전협37822015년 5월 1일
2

전공의가 대전협에 바란다. 임대성 전공의 image

대전협29782015년 5월 1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0(한강로3가 16-49) 삼구빌딩 7    |   Tel : 02-796-6127, 02-796-6128  |  E-mail : office@youngmd.org |  Fax : 02-796-6888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습니다.

Copyright (c) 대한전공의협의회 All Rights reserved.